마음
세상을 다 가진 아이마냥 기뻤다가 한순간
첫사랑이 떠나가듯 하염없이 슬퍼지고
운동회 날 맞잡은 아빠 손의 든든함은 어느새
땅 꺼짐에 빨려가듯 두려움에 잠식되어
따뜻한 엄마 품 으쓱으쓱 당당함도 이제는
황량한 사막 위 초라함에 좌절한다
정처 없는 허무함은
갈 길을 잃어
이리 불쑥 저리 불쑥
삐걱대는 녹슨 시소
이리 삐뚤 저리 삐뚤
아슬아슬 튀는 널판
울퉁불퉁 방지턱 길
사인sine 코사인cosine 함수처럼
바람 앞의 촛불
파도 아래 물결 마냥
출렁이는 카오스
우주

[정유경]
음악학 박사.
국가무형유산 가야금산조 및 병창 이수자.
율동시회 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