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장영의 삶과 시 사이] 장맛비

이장영

 

장맛비

 

 

장맛비가 며칠째 계속 내리네

우산 쓰고 안마당을 둘러보니

능소화 꽃송이는 바닥에 나뒹굴고

마당은 무성한 풀들로 덮였구나

 

나도 몰래 한 손으로 풀을 뽑자니

어느새 온몸이 빗물에 흠뻑 젖어

우산을 팽개치고 온몸으로 달려든다

젖은 땅의 풀들은 술술 잘도 뽑히는데

한쪽엔 벌써 코스모스가 피어 있네

 

어차피 젖은 몸 밭 자락을 돌아보니

상추는 웃자라 빗줄기에 짓이겨지고

가지와 오이들은 주렁주렁 매달려서

계속된 빗속에서도 검붉게 늙어가고

호박넝쿨 아래는 호박들이 널렸구나

 

비가 오면 벌 나비가 날지를 못하니

이미 수정된 열매들만 크게 자라는데

씨가 들면 그 줄기는 씨를 영그느라

열매는 더 크질 않고 떡잎이 진다네

 

모든 밭작물은 제때 거둬야만 하고

수확량이 많으면 소금에 절여 두거나

말려서 묵나물을 만들면 좋으련만

장마철 빗속에서 말릴 수는 없겠구나

 

 

[이장영]

시인

칼럼니스트

일어통역사

부동산개발 대표

 

작성 2026.07.17 09:20 수정 2026.07.17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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