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동산정보신문] 신승철 기자 = 서울 아파트 매물이 최근 일주일 사이 2107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2516건으로, 세제 개편안이 발표된 3일 6만409건보다 3.4% 증가했다. 이 중 절반 이상인 1065건이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에서 나왔다.
자치구별로 보면 강남구 매물이 9453건에서 9934건으로 481건(5.1%) 증가해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서초구도 7630건에서 8098건으로 468건(6.1%) 증가했다. 송파구는 5099건에서 5215건으로 116건(2.3%) 늘었다. 강남3구 외에 용산구 매물도 1744건에서 1823건으로 79건(4.5%) 증가했다. 서울에서 매물 증가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북구로 1474건에서 1578건으로 7.0% 늘었다.
강남권을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난 배경에는 이번 세제 개편으로 고가 주택 보유세 부담이 커진 점이 있다. 정부는 3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과세 체계를 주택 수에서 주택 가액 중심으로 전환하고, 실거주 여부에 따라 공제 혜택을 차등 적용하는 내용을 담은 세제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에 따르면 실거주 1주택자의 종부세 기본공제는 기존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확대되지만, 비거주 1주택자의 기본공제는 9억원으로 줄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은 현행 60%에서 내년 70%로 올리고, 종부세 세부담 상한도 200%로 상향 조정한다. 과세표준 6억원 초과~12억원 이하 구간 세율은 1.0%에서 1.3%로, 12억원 초과~25억원 이하 구간은 1.3%에서 1.5%로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인상된다. 2028년에는 12억원 초과 구간 세율이 2.0%까지 오른다.
이 같은 변화로 실거주 1주택자라도 고가 주택이 많은 강남권에서 보유세 부담이 크게 증가할 수 있다. 우병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초구 반포자이 전용 84㎡ 주택 보유자의 보유세는 올해 1809만원에서 내년 2763만원으로 52.7% 상승한다. 비거주 1주택자일 경우에는 기본공제 축소까지 더해져 보유세가 3318만원으로 83.4% 증가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이번 세제 개편은 다주택자 위주의 과세에서 고가 1주택자까지 보유세 부담을 확대하는 점에서 주택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 연구원은 "고가 1주택자 중 비거주자의 보유 비용이 증가해 강남권 핵심지역에서 매물 출회 압박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양도차익 20억~30억원대 고가주택 장기 거주자는 2027년 장기거주소득공제 적용 전 매도를 고민할 수 있어, 그 시기에 매물이 집중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세제 개편이 2027년부터 단계적으로 시행되는 만큼 단기간 내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주택 보유자의 보유 기간과 거주 여부에 따라 매도 시점이 다르고, 매각 대신 실거주 전환이나 증여를 선택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남 연구원은 "강남 주요 인기 지역에서 당분간 급매물 출회는 불가피하지만 규제가 점진적으로 강화되는 만큼 매물 출회 시점이 분산될 것"이라며 "매물 부족에 따른 대기 수요도 있어 매매가격이 급락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세제 개편은 고가 주택 보유자의 세 부담을 실거주 여부에 따라 세밀하게 조정하는 점에서 서울 부동산 시장, 특히 강남권 매물 동향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서울 강남3구는 그동안 고가 주택이 밀집해 있어 세 부담 증가에 따른 매물 출회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