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연합뉴스]윤병운 칼럼니스트 = 지방소멸 시대, 지역경제를 지키는 마지막 기반은 ‘기업’이다. 대한민국의 지역경제는 지금 인구감소와 수도권 집중이라는 이중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청년이 떠나고 소비가 줄어들면 지역 상권이 위축되고, 기업의 매출과 고용도 함께 감소한다. 결국 기업의 폐업은 다시 일자리 감소와 인구 유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만든다. 지방소멸 문제를 인구정책만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지역에 사람이 머물기 위해서는 일자리가 필요하고, 안정적인 일자리는 결국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지역기업에서 나온다.
(사)한국기업회생협회(한기협)가 추진하는 RE-Challenge 프로젝트는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다. 이 프로젝트는 단순히 어려운 기업을 지원하는 사업이 아니라, 재무위기에 놓인 기업을 조기에 발굴하고 회생과 재도전을 지원함으로써 기업의 생존, 고용 유지, 산업생태계 보전,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새로운 지역경제 플랫폼이다.
위기기업은 사라져야 할 기업이 아니라 다시 성장할 수 있는 지역의 자산이다. 한기협이 제시한 RE-Challenge의 핵심 대상은 재무적 어려움과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지만 사업성과 기술력, 성장 가능성을 가진 기업이다. 실제 사업소개서에서는 중소기업의 상당수가 신용등급 하락과 자금조달 제약, 고금리 의존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법인파산과 회생사건 증가 역시 이러한 기업위기의 현실을 보여주는 지표로 제시하고 있다. 특히 법인파산 누계는 2018년 806건에서 2025년 2,282건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모든 위기기업이 시장에서 퇴출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나 과도한 부채로 어려움을 겪고 있더라도 기술력과 거래처, 숙련된 인력과 사업 기반을 가진 기업이라면 적절한 구조조정과 금융지원, 경영혁신을 통해 충분히 다시 성장할 수 있다. 기업 하나가 살아나는 것은 단순히 법인 하나를 살리는 일이 아니다. 직원의 일자리를 지키고 협력업체의 연쇄부실을 막으며 지역의 생산과 소비를 유지하는 경제적 효과를 가져온다.
교육·상담·멘토링에서 회생과 투자까지 연결하는 RE-Challenge 프로젝트의 가장 큰 특징은 위기기업 지원을 단편적인 컨설팅으로 끝내지 않는다는 점이다. 프로젝트는 교육, 상담, 멘토링, 기업회생, DIP 금융투자, M&A, 기업성장컨설팅과 IPO 컨설팅 등 기업의 위기 진단부터 성장 단계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구조를 지향한다.
우선 지역의 모든 기업을 대상으로 위기관리경영과 기업회생, ARS와 Pre-ARS, M&A, 미수채권 회수, 홍보·마케팅, 수출 및 해외진출 등에 관한 교육을 제공한다. 이후 실제 도움이 필요한 신청기업에 대해서는 기업재무진단과 회생 가능성, DIP 마중물투자, 경영컨설팅 등을 상담하고, 해당 분야 전문가가 직접 참여하는 멘토링으로 연결한다. 필요한 경우 기업회생을 업무를 위한 법무법인 선정과 회생절차 지원, 재도전 업무지원, 투자와 M&A, 해외진출까지 연계하는 것이 프로젝트의 구상이다.
DIP 마중물투자, 회생기업 재도전의 금융 사각지대를 메운다. 기업회생의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정상적인 영업을 계속할 수 있는 운영자금이다. RE-Challenge는 지방정부와 민간이 협력해 회생기업을 위한 DIP 마중물펀드(선순위채권)를 조성하고, 회생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자금을 공급하는 방안을 제시한다. 시 단위 기준으로 20억~30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해 10~30개 기업에 기업당 최소 5천만원에서 2억원 수준의 투자를 검토하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한 자금지원이 아니다.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높고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실사와 전문가 평가를 실시하고, 투자 이후에도 멘토단의 현장 방문과 투자금 사용 모니터링을 통해 기업의 정상화를 지원하는 구조다. 즉, RE-Challenge는 기업회생을 법원의 절차로만 보지 않고 금융과 경영, 투자와 성장전략이 결합된 재도전 시스템으로 접근한다.
지역의 기업이 살아야 지역의 일자리와 인구도 살아난다. RE-Challenge 프로젝트가 궁극적으로 만들고자 하는 것은 ‘기업 회생의 선순환 생태계’다. 위기기업을 조기에 발견하고, 전문적인 진단과 교육을 제공하며, 회생절차와 투자·M&A를 통해 정상화한 뒤 다시 성장기업으로 육성하는 과정이 지역 안에서 반복된다면 기업 수는 유지되고 일자리는 지켜질 수 있다.
한기협이 제시한 프로젝트의 효과 역시 명확하다. 기업 차원에서는 폐업과 파산률 감소, 지속경영 유지, 고용 유지, 재도전기업의 강소기업 성장이 기대된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지역경제 활성화와 세수 증대, 지역사회 안정화, 산업생태계 보전과 인구 증가에 기여할 수 있다. 국가적으로는 경제 안정화와 성장동력 확보, 일자리 창출, 산업경쟁력 강화와 지방분권의 기반을 만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RE-Challenge, 지방소멸 대응을 위한 새로운 기업정책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지방소멸을 막기 위해서는 새로운 기업을 유치하는 정책도 중요하지만, 이미 지역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기업이 쓰러지지 않도록 돕는 일이 더욱 시급할 수 있다. 특히 정보 부족과 금융 접근성의 한계 때문에 적절한 지원을 받지 못하는 지역의 한계기업을 조기에 발견하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RE-Challenge는 바로 이 기업들을 발굴해 구조조정과 재도전을 지원하고, 지역 대표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목표를 제시한다.
이제 기업회생은 ‘실패한 기업을 정리하는 제도’라는 기존의 인식에서 벗어나야 한다. 회생은 기업의 기술과 일자리, 거래망과 지역산업의 경쟁력을 보존하는 경제정책의 하나가 될 수 있다. 기업의 회생이 곧 지역경제의 회생이고, 지역경제의 회생이 다시 기업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구조, 이것이 한국기업회생협회가 RE-Challenge 프로젝트를 통해 만들고자 하는 새로운 선순환 생태계다.
RE-Challenge는 단순한 기업지원사업이 아니다. 위기기업에게는 다시 도전할 기회를, 지역에는 일자리와 산업을, 지방정부에는 지속 가능한 경제기반을 제공하는 ‘기업회생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새로운 플랫폼’이다. 앞으로 각 지방정부와 지역 상공회의소, 금융기관, 회생법원, 법률·회계 전문가들이 이 플랫폼에 함께 참여한다면 RE-Challenge는 지방소멸 시대 대한민국 지역경제의 새로운 해법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회생협회]
1800 - 5250
